오는 11일부터 일본 자유 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일본행 예약이 폭주하고 있지만 코로나에 호되게 당했던 국내 항공사들은 섣불리 증편에 나서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행 여행객들은 당분간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2~3배 수준으로 치솟은 항공권을 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인천~오사카’ 항공권은 50만~8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인천~나리타’도 40만~60만원 수준이고, ‘김포~하네다’는 70만원이 훌쩍 넘는다. 일본행 항공권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왕복 10만~20만원대였고 특히 ‘일본 상품 불매운동’ 때는 편도 2만~3만원대 일본행 항공권이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행 항공권 가격이 고공 비행하는 것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지난달 1~22일 하나투어의 일평균 일본 여행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68%, 모두투어는 2400%나 뛰었다. 반면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증편은 수요 폭증세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2019년 10월 일본 노선을 총 1084편 운항했던 제주항공은 이달에는 그 절반 수준인 568편만 운항한다. 아시아나 역시 현재 일본 노선의 주당 운항 횟수는 29회로, 2019년 여름(143회)에 비교하면 아직 5분의 1 수준이다.
항공사들은 일본 여행 수요가 정확히 얼마나 회복됐는지 아직은 확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우리도 빨리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 상처가 워낙 큰 상황에서 2019년 수준까지 섣불리 증편을 했다가 예기치 않은 변수에 낭패를 볼 수 있다”며 “한두 달 지켜보면서 차차 노선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빈 비행기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계산이 서야 하는데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