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복지재단은 지난 8월 경기도 이천의 병원 건물 화재 당시 신장 투석 환자들을 끝까지 돌보다 유독 가스에 질식해 숨진 고(故) 현은경(50) 간호사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지난 8월 5일 이천 건물 3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바로 위층에 있는 신장 투석 전문 병원은 유독 가스와 연기로 가득 찼다. 근무 중이던 의료진은 서둘러 환자 33명의 대피를 도왔다. 화재 당시 내부 CCTV 영상을 보면 현 간호사는 마지막까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했고, “환자를 구하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투철한 사명감과 희생 정신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등 3000개가 넘는 추모 글이 올라왔다. 현씨의 남편 장재호씨는 “아내가 돌보던 환자들이 빈소를 찾아와, ‘정말 좋은 분이셨다’ ‘그날 현 선생님의 마지막 투석 환자였다’ 등 고마움을 표했다”며 “그 말을 들으니 아내가 환자들에게 존경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 마음이 더 아팠다”고 했다. 현씨의 딸 장지현씨는 “어머니는 평소에도 환자들과 가까이 지내셨고, 제게도 간호학과 진학을 권유할 만큼 간호사 일에 자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LG복지재단 측은 간호사로서 평생 선행을 실천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들을 돕다 돌아가신 고인의 숭고한 책임 의식과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해 LG의인상을 수여한다고 10일 밝혔다.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뜻에 따라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고, 지금까지 총 181명에게 수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