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점검하는 이재용 부회장./삼성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찾아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인 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4 공장은 생산 능력이 24만L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으로,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은 4공장 건설에 약 2조원을 투자했다. 4 공장이 가동됨에 따라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총 42만L를 확보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10년간 7.5兆 투자해 바이오 제2캠퍼스 짓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격적인 투자로 출범 10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세계 1위를 달성한 것이다. 현재 글로벌 20대 제약회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유치해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부분 가동을 시작한 제4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2023년에는 생산 능력을 총 60만L까지 확대하게 됨으로써,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에서의 ‘초격차’ 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용(앞줄 오른쪽에서 둘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소를 방문했다./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찾은 것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만이다. 이 부회장은 가동을 시작한 제4공장을 직접 점검한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을 각각 만나 CDMO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CDMO 분야에서는 이번에 준공한 제4공장에 이어 앞으로 5·6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생산 기술과 역량을 고도화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 역할을 수행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앞으로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 11만평 규모의 ‘제2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제2캠퍼스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6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시판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항암·항염 치료제 위주로 구성된 제품군을 앞으로 안과, 희귀질환, 골다공증 등 난치병 분야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은 IT,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또 삼성그룹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바이오 사업을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거론하며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 왼쪽부터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삼성 제공

◇송도 허허벌판에서 직원30명으로 시작해, 10년만에 세계1위로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슈퍼 플랜트’로 건설된 제4공장 가동으로 삼성은 CDMO 사업 시작 11년 만에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의 생산능력은 평균적인 바이오 공장의 약 3배에 달하는 24만L. 제4 공장 건설에는 총 2조원이 투입됐으며, 4공장의 생산 유발 효과는 5조 7000억원, 고용 창출 효과는 2만 7000명으로 추산된다. 삼성측은 “기존 1~3공장 운영을 통해 축적한 삼성의 노하우까지 접목돼 세계 최고 효율의 친환경 바이오 의약품 공장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공장 설계·조달·시공 등 주요 공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병렬 공법’으로 공기를 단축했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소를 방문했다./삼성전자

통상 공장 건설에 4년 이상 소요되는 반면, 삼성은 4공장을 착공부터 가동까지 23개월만에 마무리했다. 4 공장 연면적은 약 21만㎡(약 7만2000평)로 축구장 29개 규모에 이르며,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약 1.5배다. 공장 건설에는 에펠탑 2.6배에 해당하는 철근(1만 9206t)이 사용됐다. 공장 내 파이프 길이는 총 216km로, 펼치면 서울에서 강릉까지 이을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4공장 건설로 직원 1850명을 신규 채용해 전체 임직원 수가 4400명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 건설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4000명 이상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