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은행대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172개 제조업체 대상으로 기업 자금 사정을 조사한 결과 자금 조달 수단의 64.1%가 ‘은행·증권사 차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반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4곳 중 1곳에 불과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늘어난 자금조달 수단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64.4%의 기업이 ‘은행·증권사 차입’을 선택했다. 최근 회사채 발행규모는 크게 하락하고 있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가 올해 1분기 12조 9050억원 → 2분기 8조 8975억원 → 7~8월 4조 6135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만기 3년 BBB- 회사채 금리는 올 1월초 8.5%에서 10월초 11.1%로 상승했다.
기업의 단기채무 지급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현금흐름보상비율도 올2분기 45.6%로 지난해 2분기 대비 43.8% 감소했다. 영업활동 현금유입이 36.2% 감소한 반면 단기차입금은 17.4% 늘었기 때문이다.
자금운용상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응답기업 4곳 중 3곳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73.3%)를 꼽았다. 9월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발표한 올해 1분기 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43개국 중 15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7년 19위에서 4계단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