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7일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막식에 참석해 “산업이 고도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제조현장의 젊은 기술 인재와 기술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기술 중시 경영철학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국제기능올림픽 최상위 후원사인 삼성전자를 대표해 폐막식에서 수상자들에게 메달을 수여하고, ‘기술 대한민국’ 위상을 높인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일찍부터 기술인의 길을 걷기로 한 젊은 인재들이 기술 혁명 시대의 챔피언이고 미래 기술 한국의 주역”이라며 “맨주먹이었던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할수 있었던 것도 젊은 기술 인재 덕분”이라고 말했다.
삼성 안팎에서 이러한 이 부회장의 ‘기술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2006년(당시 상무) 일본의 한 기업을 방문 시, 핵심 부품 공정에서 일하는 숙련 인력들의 다수가 국제기능올림픽 및 일본 내 기능대회 수상자 출신이라는 점을 들었다. 사내에 각종 기능대회 임직원 입상자 명단과 상패를 전시해 놓은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출장에서 돌아와 기술 관련 책임자에게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발전한 나라이고, 삼성도 제조업을 통해 성장한 회사”라며 “그러나 기술 인력의 육성과 사회적인 관심은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앞장서서 우수 기술 인력이 우대받고 존경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기업도 성장하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며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우수 기술인재들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꿈과 희망을 갖는 일을 해 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부 검토 끝에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 판단해 고용노동부와 협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2007년 1월 전담조직인 ‘삼성기능올림픽 사무국’을 만들어 훈련센터를 신설했다. 기능대회 출신 우수 인력들을 적극 채용하는 한편, 직원들이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입상한 성과를 회사 내에도 전시했다. 2007년 일본 시즈오카 대회부터 시작해 격년마다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을 8회 연속으로 후원하며 16년간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3년(독일 라이프치히), 2015년(브라질 상파울루), 2017년(UAE 아부다비), 2019년(러시아 카잔) 대회에 이어 2022년(15개국 분산 개최) 대회까지 5회 연속 단독 ‘최상위 타이틀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또 2009년(당시 전무) 9월 5일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린 캐나다 캘거리 대회장을 방문해 경기장을 둘러보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는 “제조업의 힘은 역시 현장”이라며 “우리나라는 결국 제조업이고 다른 나라보다 위기를 빨리 극복해가는 것은 산업 구석구석에 있는 기술인력의 저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금형, 사출, 선반 등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 아니겠느냐. 그런 사람을 챙겨보려고 기술 인력 후원을 시작했으며, 이는 회사가 잘 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이 모두 잘 살도록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 세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사회에 나올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기술인재 양성’의 사회, 경제적 효과를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또 2010년에는 국내 공업고등학교 교장단을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 초청해 기술 인력 육성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고 앞으로도 성실하고 능력 있는 기술인재들은 학력에 관계없이 우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2011년 11월에는 런던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한 삼성 선수단을 KBS 홀에서 열린 삼성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 공연에 초청해 공연을 함께 관람하고 격려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기술인재 약 1424명을 특별채용했다. 이들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해 획득한 메달만 금메달 28개, 은메달 16개, 동메달 8개 등 52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