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조성한 신재생 에너지 발전 단지. 바람이 많이 부는 오대호 인근 지역 특수성을 살려 풍력 발전기를 다수 설치했다./삼성물산

상사 업계 대표 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LX인터내셔널은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에 달러 강세(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상승) 효과까지 더해져 상사 업계는 최근 경기 침체에도 웃고 있다. 해외에 투자한 에너지 사업도 유럽발 에너지 가격 폭등의 바람을 타고 선전하고 있고, 상사의 전통 업무인 트레이딩(중개무역)도 수수료를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 효과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불황에 나 홀로 웃는 상사 업계… 포스코인터·LX인터, 경기 침체에도 최대 실적 예상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도 1·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상사 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덮친 3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올 3분기 매출 9조412억원, 영업이익 197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작년 3분기보다 1.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2.7% 늘었다. 철강 부문에서 포항제철소 태풍 피해로 매출이 다소 줄었지만 호주 광산, 인도네시아 팜유 등 에너지 부문에서 가격 상승 덕에 3배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다.

오는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LX인터내셔널은 매출 5조350억원, 영업이익 2697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작년보다 각각 12%, 28.7% 증가가 예상된다. LX인터내셔널은 러시아발 천연가스 공급 축소에 따른 대체 수요 증가로 석탄 사업 부문이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상사뿐 아니라, 건설·패션·리조트 사업까지 포함돼 있는 삼성물산은 3분기 매출 11조2560억원, 영업이익 79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6%, 465.2% 증가했다. 현대코퍼레이션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9.4%, 76.4% 증가가 예상된다.

◇“에너지 사업 더욱 확대”

종합 상사들은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인 에너지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포스코홀딩스와 함께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개발에 나서기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바이오매스(생물 연료) 발전소인 포승그린파워를 약 950억원에 인수하며 에너지 사업 영역을 친환경 발전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에서 수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올 3월에는 에너지 절감용 코팅 유리인 ‘로이 유리’를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한국유리를 인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내년 1월로 예정된 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을 통해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을 강화한다. 미얀마와 호주에서 진행 중인 천연가스 개발·생산에서 LNG터미널과 발전소까지 에너지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올 4월 약 4000억원을 들여 호주 천연가스 생산 업체인 세네스 에너지를 합병한 데 이어 내년 4분기부터는 호주에서 그린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해상 천연가스전 탐사는 물론 국내외에서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태양광과 이차전지에 주력하고 있다. 2018년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태양광 사업은 개발 예정인 발전 시설 규모가 최신 원전 10기와 맞먹는 13GW(기가와트)에 이른다. 오만·카타르·예멘 등에서 LNG 개발에 투자한 현대코퍼레이션도 태양광발전소 등 친환경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에너지 부문에서 해마다 300억원 이상 배당 수입을 얻고 있다”며 “태양광발전은 일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