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가 원자력 발전소 2기를 10년 더 가동하기로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9일(현지 시각) 벨기에 정부가 2025년으로 예정했던 ‘탈원전’ 일정을 연기하고 프랑스 운영사인 엔지(Engie)와 원전 2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벨기에가 운영하거나 운영 중인 원전 7기 중 최신형인 도얼 4호기와 티앙주 3호기가 대상이다. 이들 원전은 2025년 상업운전을 멈추기로 계획했지만 이번 합의로 정비를 마친 후 2026년 11월부터 10년 더 가동하게 됐다.
알렉산더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들 원자로 가동 연장은 우리의 에너지 안보 보장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벨기에 전력 당국은 원전 가동연장이 없으면 2026~2027년 겨울에 전력 부족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벨기에에서 가동 중인 원전 6기의 설비용량은 5GW(기가와트) 규모로 전체 발전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전체 7기 중 도얼 3호기는 지난해 가동을 중단했으며 나머지 6기도 오는 2025년 모두 가동을 멈출 예정이었다.
1985년부터 가동 중인 도얼 4호기와 티앙주 3호기는 총 2GW 규모다. 다만 이들 원전이 계속운전을 하더라도 향후 전력 부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