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이르면 올해 헝가리에 BMW 전용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는데,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 CEO와 만나 삼성SDI의 P5 배터리셀이 적용된 BMW의 최신 전기차 뉴 i7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괴드 지역에 있는 헝가리 1·2공장 인근에 3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1조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1·2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BMW뿐 아니라 폴크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회사에 공급되고 있다. 13년 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BMW와 삼성SDI는 최근 전용 신공장 건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그동안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 중 가장 보수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왔지만 최근 시장이 커지자 글로벌 생산 기지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5월 다국적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 인디애나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는 2025년 1분기 공장 가동을 위해 25억달러(약 3조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 공장 규모도 당초보다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그동안 공격적으로 투자를 이어온 SK온은 최근 자금 조달과 제품 수율 문제 등으로 투자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는 SK온과 튀르키예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워 2025년부터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최근엔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에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을 제안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