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미코세라믹스는 2012년 반도체 장비용 ‘세라믹 히터’라는 제품을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 일본 회사가 90% 이상 점유율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던 반도체 증착 장비의 핵심 부품이다. 장비 안에서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일정한 고온 상태로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미코세라믹스는 제품을 만든 지 10년 만에 세계 시장 2위, 점유율 12%를 꿰차며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01년부터 ‘세계 일류 상품’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이내거나 5% 이상이면 ‘현재 세계 일류 상품’, 7년 안에 세계 일류 상품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은 심사를 통해 ‘차세대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한다.

제도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세계 일류 상품은 대기업에 편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제도 도입 첫해인 2001년 51곳으로 전체의 37% 수준이었던 중소·중견기업 비율은 지난 2020년 697곳으로 전체의 79.7%까지 늘어났다. 20년 만에 13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20년 기준 874개 상품 중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 제품은 540개(61.8%)에 달했다.

지난해 새롭게 추가된 세계 일류 상품 기업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은 전체의 91%에 달했다. 총 81개 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은 60개, 중견기업은 14개이고 대기업은 7개였다.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이거나 5% 이상에 진입한 국내 기업 10곳 중 9곳 이상은 중소·중견기업이란 뜻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 일류 상품을 보유한 중견·강소기업의 수출 성장세도 가파르다”며 “이 기업들이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주인공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