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던 포스코가 올해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위기 대응에 나섰다. 침수 피해를 입었던 공장을 최근 모두 복구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철강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 태스크포스(TF)장을 맡는 비상경영TF까지 꾸렸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연합뉴스

김 부회장은 25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삼성전자의 사무용품 절감과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계획 감축과 같은 사례를 언급하면서 경영 환경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 부회장은 “1000원의 비용이라도 절감하는 방안을 찾아내고,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자”며 “회사가 무엇을 해주길 바라는 것보다 내가 회사를 위해서 무얼 했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앞서 포스코는 작년 그룹(포스코홀딩스) 차원에서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후 대응해왔지만,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에서도 별도로 TF를 꾸렸다. 철강 부문의 실적 악화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작년 철강 시황 부진과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등의 여파 등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지난 20일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사상 처음 80조원을 넘기긴 했지만 영업이익은 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7% 감소하며 반토막났다. 냉천 범람으로 인한 영업손실과 일회성 비용 증가는 1조3000억원 손실로 추정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작년 9월 냉천 범람으로 인한 포항제철소 침수 이후 135일 만인 지난 20일 전 공장을 재가동했으나 대내외 경영 여건 악화 지속으로 TF 운영을 통해 비상경영을 강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