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있는 1000가구 규모 아파트 관리사무소엔 지난 12월분 관리비 내역이 고지된 19~20일 주민 항의 전화가 50여 통 쏟아졌다. 대부분 “난방비가 왜 이렇게 올랐느냐”는 항의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난방비가 오른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만 ‘아껴 썼는데도 이렇게 오른 걸 납득할 수 없다’며 화를 내는 분이 많아 애를 먹었다”고 했다.
서울 21평(70㎡) 아파트에 사는 직장인 김모(37)씨는 “이달 청구된 작년 12월 가구 난방비가 전달(6만9480원)의 3배 가까운 18만7250원이 나왔다”고 했다. 김씨는 “설 연휴에 찾은 시댁과 친정에서도 다들 관리비 얘기부터 꺼내더라”고 말했다. 수원의 한 원룸에 사는 오모(65)씨는 “두배 넘게 오른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를 받았다”며 “에너지 요금이 제2의 월세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 급등한 에너지 요금이 반영된 난방·연료비 고지서가 각 가정에 발송되면서, 급격히 오른 요금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관리비 폭탄’ 청구서를 인증하는 글이 잇따르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면서 방송을 통해 요금 급등 배경을 설명하거나 출입구에 공고문을 붙이고 있다. 설 연휴 이후 ‘북극 한파’까지 찾아오면서 “다음달 나올 1월 고지서가 두렵다”는 말도 나온다.
난방비를 포함한 관리비가 늘자 서울의 일부 아파트에선 라인당 2명인 경비원을 1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두고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경비원 인건비라도 줄이자는 주민 의견이 나온 것이다. 온라인에선 보일러 관 청소를 하고 샤워는 헬스장에서, 캠핑용 등유 난로를 사서 쓰라는 식의 난방비 절감법까지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