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도심공항터미널이 문을 닫았다. 도심공항터미널은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0년 4월부터 무기한 운영을 중단해왔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운영 재개를 검토해왔으나, 폐쇄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민간사업자인 한국도심공항자산관리가 운영해온 서울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의 체크인 서비스가 지난달 4일부로 종료됐다. 지난해 12월 20일 한국도심공항자산관리 이사회에서 폐쇄가 결정돼 같은 날 국토교통부에 폐업신고를 했고, 이후 5일 뒤엔 26일 국토부가 폐업신고를 수리했다. 2년 10개월 가까이 서비스를 임시 중단하고 있었는데, 다시 재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직 시설 철거는 진행되지 않았고, 터미널 내 주요 시설에는 가림막이 쳐져있는 상태다. 터미널 관계자는 “철거에도 비용이 들어 주요 시설을 언제 철거할지는 미정”이라며 “추후 해당 공간에 어떤 사업장이 들어설지도 강남구의 인허가가 필요한 사안이라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1990년 문을 연 이 도심공항터미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10여곳의 외항사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해온 국토교통부 지정 공항시설이다. 강남 도심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탑승수속을 미리 할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에 기업인들과 서울시민들 사이 인기를 끌었다. 2010년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G20 정상회의’ 당시에는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오가는 통로가 되기도 했고,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터미널 이용자들도 증가해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일평균 터미널 이용자는 1000여명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심공항터미널도 코로나 팬데믹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2020년 4월부터 이용객이 줄며 무기한 운영을 중단해왔고, 이후 적자가 누적돼왔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부 지원을 받는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 등과 달리 정부 지원이나 수익원이 부재한 영향도 있다. 또 최근 대부분의 승객들이 모바일 체크인을 하면서 대면 체크인을 하는 승객이 대폭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도심공항터미널 운영 재개 여부를 두고 한국도심공항자산관리는 국토교통부, 인천공항, 강남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과 여러 차례 대책회의를 해왔다. 강남구청은 지난해 10~11월 ‘도심공항터미널 운영재개 서명운동’을 벌였고, 강남구민 6만 5000여명이 서명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하고 도심공항터미널은 체크인 서비스 종료 절차에 돌입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구청은 구민들의 편의를 위해 운영 재개를 희망하며 지원책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수익성을 개선할만큼의 지원을 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도 운영하고 있는 공항리무진 서비스는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터미널 관계자는 “서울 삼성동에서 인천공항을 잇는 공항리무진 서비스는 계속 운영하고,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빈도도 회복하기로 결정했다”며 “체크인 서비스와 함께 리무진 서비스는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해외여행객이 최근 늘면서 항공사들은 여전히 서비스를 하고 있는 다른 도심공항터미널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다.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도 최근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에서 항공권·승차권 연계 서비스와 탑승수속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함께 ‘항공권+철도 승차권 연계 서비스’를 시작했고, 제주항공은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에서 ‘탑승수속 서비스’의 확대 운영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