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2월 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Al Dhafra)주에 위치한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사진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임직원들은 ‘이재용 회장님’이라 부르면 안된다?

삼성전자가 1일 “유연하고 열린 소통문화를 위해 경영진·임원까지 수평호칭을 확대한다”고 내부 공지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사장, 팀장이 아니라, ‘영어이름’이나 ‘한글이름+님’으로 부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영진·임원들은 사내 메신저망 프로필 ‘닉네임’란에 본인의 호칭을 기재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경영진이 참석하는 타운홀미팅이나 임원회의, 간담회, 메일·메신저 등에도 이런 호칭을 써야한다.

예를 들어 이재용 회장의 경우는 Jay(영어이름), JY(이니셜), 재용님으로 불러야한다는 것이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JH’, 정현호 부회장은 ‘HH’라고 닉네임이 기재돼있다.

삼성전자는 내부 공지에서 “2022년부터 상호존댓말 캠페인을 실시하고, DX부문 출범과 함께 대표이사를 ‘JH’로 호칭하는 등 최고경영진이 먼저 앞장서서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가이드라인에는 ‘팀장님, 그룹장님, 파트장님’ 같은 직책명도 쓰지 말고 수평호칭을 사용해야한다고 했다. 직원들은 기존과 동일하게 ‘님’ 또는 ‘프로님’ 호칭을 사용하면 된다.

삼성전자는 “변화를 향한 길은 언제나 낯설고 어색하지만 방향이 옳다는 믿음으로 꾸준히 걷다보면 언제가 우리가 바라보게 될 풍경은 달라져있을 것”이라며 “상호존중의 철학기반, 수평호칭 문화정착을 위해 경영진, 임직원 모두의 관심과 실천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호칭과 직책을 단순화하는 작업은 수년전부터 IT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는데, 최근에는 대기업에서도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처음에는 ‘호칭이 뭐가 중요하냐’ ‘쇼하고 있다’며 반신반의했지만, 서로 이름을 부르다보니 조금씩 조직분위기가 바뀌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