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빠진 튀르키예 배터리 공장, 결국 LG엔솔로

LG에너지솔루션이 미 완성차 업체 포드, 튀르키예 최대 기업 코치와 함께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에 나선다. 이 공장 설립 건은 당초 SK온이 추진하던 것이지만 합작 논의가 무산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새 파트너가 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코치와 함께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튀르키예의 수도 앙카라 인근 바슈켄트 지역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3사는 합작공장에서 2026년부터 매년 25GWh(기가와트시) 규모, 전기 상용차 기준으로는 20만대 분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향후 45GWh까지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포드의 전기 상용차(버스·트럭)에 주로 탑재될 예정이다. 포드는 현재 튀르키예에서 코치와 합작해 매년 45만 대 규모의 상용차를 생산하고 있고, 이 대부분을 유럽 현지에 판매하면서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유럽 상용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코치 그룹은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동차·에너지·내구소비재·금융·식료품·소매·관광·IT를 아우르는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포드·코치와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은 당초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추진하던 사업이었다. 총 3조원을 투자해 2025년부터 연간 30~45GWh 규모의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이달 초 합작 논의가 종료되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 추진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포드 역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확대하고 전기차 전환 계획에 필수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