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사이비 종교 교주들의 실체를 폭로한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나는 신이다)을 공개한 이후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신나라레코드’ 불매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신나라레코드는 아이돌 팬사인회 등을 운영하며 팬클럽 활동을 해봤던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회사다. 이곳이 아가동산의 김기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공개된 ‘나는 신이다’ 5~6부는 아가동산을 설립한 교주 김기순에 관해 다뤘다. 아가동산은 1982년 김기순이 설립한 협업마을형 신흥 종교다. 다큐멘터리는 김기순이 신도들을 중노동에 몰아넣고 그 위에 군림했으며 자기 뜻을 거스르는 신도는 다른 신도들이 두들겨 패 사망에까지 이르게 했다는 주장을 담았다.
아가동산 사건을 취재했던 양봉식 기자는 “집단에 있는 사람들을 김기순을 위해 노예화시켰던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양 기자는 “아가동산의 특징은 폐쇄적이고 전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다른 이단은 외부사람을 들여서 교세를 확장하지만 아가동산은 안에 있는 사람들의 노동력 착취를 통해 얼마든지 교주가 원하는 식으로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기순이 만든 수익원 중 하나가 신나라유통이었다. 김기순은 신도들의 헌금으로 1982년 신나라유통을 설립했다. 음반 구입이 어려운 시골 벽지까지 찾아다니는 방식으로 급성장했다고 한다. 아가동산 탈퇴자이자 신나라레코드에서 근무했던 이모씨는 “돈을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만원짜리를 쓸어 모았다”고 했다.
현재 신나라레코드 회장은 여전히 교주 김기순이며 대표이사 신옥희씨는 김기순의 최측근으로 전해졌다. ‘나는 신이다’를 통해 김기순의 악행이 재조명되면서 가수들의 음반을 주로 구매하는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불매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사이비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신나라레코드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기순은 살인 및 사기 등 8개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1997년 횡령과 조세포탈, 농지법 위반 등 5개 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4년에 벌금 60억원을 선고받았다. 살인 및 사기, 폭력행위 등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기순 등의 살인 혐의를 명백히 증명할만한 증거가 없다면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시 신나라유통 대표였던 강활모씨는 횡령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60억원을 선고받았다. 현 신나라레코드 대표 신씨는 당시 아가동산 경리담당으로, 징역 2년에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았다.
재판 이후 김기순은 벌금을 완납했고 신나라레코드를 운영하며 얻은 이익으로 어려움 없이 아가동산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