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창업주와 하이브 방시혁 이사회 의장

K팝 원조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머니게임을 벌이던 카카오와 하이브가 더 이상 경쟁하지 않기로 최근 합의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 확보를 위해 ‘쩐의 전쟁’을 벌이던 양측은 지난 10일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어느 한쪽이 SM엔터테인먼트를 독식하지 않는 구조로 합의됐다는 후문이다. 양측은 조만간 이 사실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그동안 1조원대의 쩐의 전쟁을 벌여왔다. 카카오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25% 공개매수 시도가 1%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결론나자, 곧바로 반격에 나서 오는 26일까지 SM 주식의 35%를 주당 15만원에 매수하겠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SM엔터는 카카오의 공개매수 발표 직후 16만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이틀째 하락하면서 15만원 밑으로 내려왔다. 10일 SM 엔터 주가는 4.58% 하락한 14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양측은 이 같은 머니게임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최근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M엔터 주가가 15만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금융당국도 양측의 머니게임에 시세조정 등 불공정행위가 없었는지를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같은 대기업-대형기획사의 진흙탕 싸움에 정작 K팝 근간을 이루는 팬들의 의사는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는 비판여론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