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과 딸들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양측이 조정을 위해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10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구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지난달 28일 서울서부지법에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소송을 냈다. 구광모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큰아들로, 그룹 승계를 위해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자(養子)로 입적됐다.
2018년 5월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뒤, 그해 11월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구본무 회장의 주식 11.3%(1945만8169주)에 대해 장남 구광모 ㈜LG 회장이 8.8%(1512만2169주), 장녀 구연경씨 2.0%(346만4000주), 차녀 구연수씨 0.5%(87만2000주)씩 각각 분할 상속했다”고 밝혔다. 10일 LG 주가로 계산하면 구 회장은 1조2990억원, 구 대표는 2975억원, 연수씨는 749억원 규모다.
하지만 구 대표를 비롯한 세 모녀는 통상적인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상속이 이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 여사와 세 자녀가 ‘1.5대1대1대1’로 상속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LG그룹 측은 이에 대해 “구본무 회장의 유언장은 없었지만, 선대 회장이 남긴 재산에 대한 상속은 고인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법적으로 완료된 지 4년이 넘어 이미 제척 기간(3년)이 지났다”고 밝혔다. 반면 구씨 모녀 측은 “유언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합의를 해줬지만 나중에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