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업 부문이 2030년까지 감축할 수 있는 온실가스가 2021년 문재인 정부가 정한 ‘2030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목표치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보다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석유화학·시멘트 같은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국내 산업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탁상에서 정한 NDC가 산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30 NDC의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 목표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 부문이 2030년까지 달성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 규모는 2018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2억6050만t)의 5%인 1300만t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문 정부가 정한 산업 부문 감축 목표 14.5%(3790만t)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2030 NDC 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관련 업종으로부터 의견을 취합하고, 이를 토대로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산업연구원이 연구 용역을 수행한 결과다. 산업부는 올 초부터 이를 근거로 주무 부처인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환경부와 산업 부문 감축률을 낮추는 방안을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문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 규모를 2018년보다 40% 줄이겠다는 NDC를 발표하며, 이 중 산업 부문은 2018년과 비교해 14.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애초 계획했던 감축 목표치(6.4%)보다 대폭 늘어난 데 대해 기업들은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목표는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감산이나 생산 시설 해외 이전을 부추길 것”이라고 반발했다.

탄녹위가 오는 22일 공청회를 열고 구체적인 이행안을 담은 기본계획을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산업계 반발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정부는 기술 개발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라고 하지만, 당장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산업계에 이를 요구하는 것은 억지”라며 “산업 경쟁력 유지와 미래 성장 동력 관점에서 NDC 부문별 목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