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차입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작년 2분기부터 적자가 계속되자 자금 수혈을 통해 숨통 틔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장기 차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차입 기간은 오는 30일부터 3년이다. 6.06%의 이자율로 2년 거치, 1년 분할 상환 조건이다.
이같은 대규모 자금 수혈은 적자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호황을 경험했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TV 등 전자제품 재고가 쌓이면서 주력 상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 4883억원 적자 전환한 데 이어 3분기에도 7593억원의 손실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1분기에도 LG디스플레이가 1조원 안팎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금 차입에 앞서 LG디스플레이는 가격 경쟁력이 낮은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의 국내 생산을 조기 종료하고 중국 생산도 줄였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차입을 통해 운영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OLED 사업 경쟁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초격차 기술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게이밍 OLED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사업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침체 속에서도 OLED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500달러(약 195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 점유율(매출 기준)은 지난해 36.7%에서 올해 46.1%, 2024년 53.5%로 점점 커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전장 사업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양산을 시작한 차량용 2세대 탠덤 OLED 등 차별화 기술을 앞세워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