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임을 놓고 진통을 겪는 가운데, 현 CEO인 구현모 대표와 그동안 여권(與圈)에서 KT 이사회 내 ‘친노·친문 인사’로 분류해온 김대유·유희열 사외이사가 28일 각각 사의를 표명했다. 구 대표는 임기가 오는 31일 정기 주총 때까지, 김 이사와 유 이사는 각각 1년과 2년이 남은 상태였다.

KT는 이날 “구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 의사를 전해왔고, 두 사외이사는 최근 차기 CEO 선임 과정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사의를 표명했다”며 “CEO 유고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경제정책수석과 통계청장을 역임했고, 과학기술부 차관을 지낸 유 이사는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이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지난 1월 KT 사외이사직에서 사퇴한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노무현 정부)과 함께 여권으로부터 KT 이사회 내 대표적인 ‘전 정부 인사’로 꼽혀왔다. 김·유 이사가 사퇴하면 KT 전체 이사진 11명(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8명) 가운데 일단 사외이사 4명만 남게 된다. 다만 이 중 임기가 2년 남은 김용헌 사외이사(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를 제외한 나머지 3명도 오는 31일 주총 때 연임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