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결정하는 배터리 세부 조건을 다음 달 18일부터 적용한다고 31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월8일(현지시간)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있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한국 LG 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 베터리 공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이 공장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포함한 조 바이든 행정부 정책이 미국내 청정에너지 제조와 배터리 생산에 대한 역사적인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2023.02.09/AFP연합뉴스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그중 절반인 3750달러는 ‘배터리 핵심 광물(소재)’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으며 나머지 절반(3750달러)은 ‘배터리 핵심 부품’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미 재무부는 이 두 가지 배터리 조건에 관한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을 지난해 12월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 명확한 세부 지침을 발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 재무부는 배터리 핵심 광물을 40% 이상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추출·가공한 경우 보조금 절반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배터리 부품은 50% 이상을 북미에서 제조한 경우 나머지 절반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핵심 광물의 경우 어디서 수입하든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가공할 경우, 이곳에서 더해진 부가가치만큼은 인정해주기로 했다. 다시 말해 중국에서 흑연 등 소재를 수입해 한국에서 가공해 음극재를 만들어 수출할 경우에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재무부는 최근 일본이 미국과 맺은 배터리 광물에 관한 무관세 협정도 FTA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도 한국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며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양극판·음극판은 미국에서 50% 이상 생산해야 하는 배터리 부품에 포함되지만 원자재인 양극재·음극재는 북미 제조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양극재·음극재를 국내에서 가공하는 한국 업체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백서에 나온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보조금 지급 요건을 충족하기에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