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을 승인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의 대조양 인수 추진 당시에는 불허한 EU의 승인 방침이 알려지며,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31일 한화와 대조양, 두 회사의 결합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EU는 앞서 오는 18일 잠정 심사 결과를 통보한다고 알려졌으나 예상보다 20일 가까이 빨라졌다. EU는 지난해 초에는 HD현대와 대조양의 기업결합에 대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점이 우려된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EU도 승인 입장을 내면서 지난 2월 튀르키예(옛 터키)를 시작으로 일본,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등 7국 경쟁 당국에서 기업 결합이 승인됐다. 지난 2월 사실상 승인한 영국은 심의서를 제출하면 심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는 가장 먼저 작년 12월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국내 공정위의 결정에 달리게 됐다.
공정위는 현재 한화 방산 부문과 대우조선 함정 부문의 수직 결합 이슈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산 분야 수직계열화는 HD현대 측이 공정위에 적극적으로 제기해 심사 중인 것으로 안다”며 “방산 부문은 품목별로 1개사가 독점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작년 12월 19일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에 착수했다. 심사 기간은 신고 후 30일 이내지만 12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조선업 호황을 맞아 일분일초가 아까운 상황에서 국내 공정위의 결정이 늦어지며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퇴색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2조원을 투입해 경영권 지분(49.3%)을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