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이후 배럴당 70달러 안팎에서 다소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가 꿈틀거리자 에너지 수입액 증가에 따른 무역 적자 확대와 휘발유·경유를 비롯한 물가 상승 압박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11일(현지 시각)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79달러(2.24%) 오른 81.5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1월 23일(81.62달러) 이후 최고치다. 브렌트유도 이날 배럴당 85.61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3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유가 전망치를 상향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EIA는 이날 올해 WTI 가격 전망치를 지난달 발표보다 2.8% 높은 79.24달러, 내년은 5.1% 높은 75.21달러로 상향했다. 브렌트유도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85.01달러, 81.21달러로 각각 2.5%, 4.7% 올렸다.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러시아와 남미 국가가 참여한 오펙 플러스(OPEC+)가 다음 달부터 하루 116만배럴 규모의 원유 추가 감산을 발표하면서 원유 수급에 대한 우려는 커졌고, 진정 기미를 보였던 원유 가격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대를 나타냈던 WTI는 이달 초부터 지난 10일 하루를 제외하면 매일 8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OPEC+가 감산 이유를 “원유 시장 가격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국제 유가 추가 하락을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가운데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의 수요 회복이 가시화하면 원유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며 유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트로이 빈센트 DTN 선임 애널리스트는 “OPEC+의 감산 계획과 하반기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는 유가를 상승시킬 것”이라며 “다만 미국 경제가 올해 후반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과 개도국 성장 둔화 우려는 유가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1월 셋째 주 리터(L)당 1560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주유소 보통휘발유 가격은 이달 첫째 주에는 1600.89원을 기록하며, 주간 기준으로 작년 12월 이후 넉 달 만에 1600원대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