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중국 코발트 생산 회사인 화유코발트와 전북 군산 새만금에 배터리용 전구체 합작 공장을 짓는다. 전구체(니켈·코발트·망간 화합물)는 이차전지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양극재 핵심 재료다. LG그룹이 국내에 배터리 소재 공장을 짓는 건 미국 정부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화유코발트는 오는 19일 새만금개발청 등과 전구체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맺을 예정이다. 양 사는 새만금국가산업단지 6공구 33만㎡(10만 평) 규모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 말까지 공장을 완공하고, 이듬해부터 연간 5만t 규모(전기차 60만대 탑재 분량)의 전구체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의 국내 전구체 공장 확대는 IRA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 정부가 IRA 세부지침을 통해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을 미국 또는 우리나라처럼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국가에서 40% 이상 추출·가공해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배터리 업계에선 탈(脫)중국을 포함한 공급망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전구체는 배터리 양극재 비용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원료인데, 현재 중국 수입 비중이 약 90%에 달한다.

LG화학은 고려아연과 합작 형태로 작년 6월 착공한 울산공장(연 2만t)에 이어 이번 새만금 신규 공장 건설을 통해 국내 전구체 생산량을 늘려 국내외 양극재 공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생산된 양극재는 LG에너지솔루션 북미 공장 등에서 배터리 셀 제조에 투입되고, 완성차 업체에 납품된다. 배터리 업체인 SK온도 에코프로비엠, 중국 거린메이(GEM)와 함께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4년까지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