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울산 남구의 ‘울산 GPS’(Gas power solution) 공사 현장에선 발전소 골조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울산GPS’는 가스를 연료로 하는 발전소인데,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발전소와 달리 LNG와 액화석유가스(LPG)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면적은 14만㎡(4만2000평)로 축구장 19개 규모다. 작년 3월 본공사에 착공해 1년여 만에 전력을 생산하는 주기기인 가스터빈 2개와 스팀터빈 1개가 설치되며 공사가 본격화됐다.

울산 남구의 '울산 GPS' 공사현장에 설치된 가스터빈. 울산 GPS는 SK가스의 'LNG·LPG 듀얼 발전소'로 2024년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SK가스

울산 GPS 건설엔 LPG 수입·판매사인 SK가스가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시설은 LPG·LNG와 가스터빈을 이용해 1차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한 고온 배기가스를 배열 회수 보일러에 투입해 물을 끓인다. 그리고 이때 발생한 고온·고압 증기로 스팀터빈을 작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작동될 예정이다. 2024년 하반기 예정대로 상업가동을 시작하면 세계 최초의 ‘LPG·LNG 듀얼 발전소’가 된다. 가동 후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은 연간 860만MWh(메가와트시)로, 이는 280만가구(4인 가구 기준)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울산 GPS는 LNG와 LPG를 모두 연료로 사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일반적으로 LNG는 LPG보다 저렴해 가스발전소에선 주로 LNG를 쓰지만, 지난해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져 LNG 가격이 급등하며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작년 같은 상황이 또 생기면 울산 GPS에선 비싼 LNG 대신 LPG를 사용해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기여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에너지의 82%를 수입하고 있다.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작년 같은 일이 또 생기면 울산 GPS가 국가 전체의 에너지 수급에 도움을 줘 국가 전체의 에너지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또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나면 바람, 태양 같은 자연 상황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울산 GPS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부족한 발전량을 보완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가스는 첫 발전소 사업인 울산 GPS 건설을 시작으로 LNG 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SK가스는 사업 성과의 대부분을 LPG 부문에서 냈지만, 최근 LPG 차량이 감소하면서 추가 성장엔 한계가 있었다. SK가스는 나아가 울산 GPS에서 LPG, LNG에 더해 수소발전까지 가능하도록 해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SK가스는 LPG에 안주하지않고 LNG와 수소를 중심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곧 가동될 울산 GPS를 발판으로 ‘넷 제로’ 달성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