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1분기에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엔데믹(풍토병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가 엔데믹에 접어들며 일본·동남아시아 등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치솟자, 이들 국가와의 단거리 노선을 주력으로 하는 LCC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진에어는 올해 1분기 매출 3525억원, 영업이익 849억원을 거뒀다고 9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2% 올랐고 464억원의 영업손실은 흑자전환했다. 코로나 이전 수치를 뛰어넘는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진에어는 “늘어난 여객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인천~나트랑, 인천~오키나와, 인천·부산~삿포로 등 노선으로의 신규 취항과 복항으로 공급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제주항공 역시 올해 1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223억원, 영업이익 7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5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지난해 4분기 2994억원보다 41% 늘었고, 기존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19년 1분기 3929억원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작년 4분기 187억원보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티웨이·에어부산 등 다른 LCC도 마찬가지다. 에어부산은 올해 1분기 매출 2131억원, 영업이익 478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역시 창사 이래 분기별 최대 매출과 흑자 기록이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19% 증가했고 2019년 1분기 이후 16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달 26일 실적을 발표한 티웨이 역시 1분기 매출 3588억원, 영업이익 827억원으로 흑자 전환과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동시에 성공했다.
다만 항공업계 비수기로 분류되는 2분기부터는 이런 추이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178만명에 달했던 내국인 출국자 수는 2월 172만명, 3월 147만명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진에어는 이날 2분기 전망에 대해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는 데다 글로벌 경제 둔화가 예상된다”며 “내실 위주 경영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수지 방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