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에 6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당초 증권가 예상보다 1조원 가까이 많은 액수다.
한국전력은 지난 1분기 매출 21조5940억원, 영업손실 6조1776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조6093억원 줄어든 액수지만, 증권가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전력의 1분기 영업손실을 5조2990억원으로 예측했었다. 한국전력은 “자회사 연료비와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 구입 비용 등 영업비용이 증가한 여파”라고 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1분기 자회사 연료비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조4346억원,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 구입 비용은 1조5882억원 늘어났다. 동서발전·중부발전·남동발전 등 자회사들의 발전량과 민간구입량은 오히려 줄었지만, LNG(액화천연가스) 가격 급등 영향이 계속됐고 전력시장가격(SMP) 역시 3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LNG 가격은 지난해 1~3월 t당 1442.7원에서 올해 1~3월 t당 1923.1원으로, SMP는 kWh(킬로와트시)당 180.5원에서 237원으로 올랐다.
한국전력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2026년까지 25조원 이상의 재무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비상경영체제 돌입과 함께 발표했던 재정건전화 방안보다 5조6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서울 여의도의 남서울본부 매각을 진행하고, 서울 강남 한전아트센터를 포함한 사옥 10곳을 임대해 수익을 늘릴 계획이다. 또 한국전력과 전력그룹사 2직급 이상 전 직원의 연봉 인상분을 반납하고, 한국전력 본사는 3직급에 대해서도 임금 인상분의 50%를 반납한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은 이날 정부에 사의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