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일(현지 시각)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났다. 왼쪽부터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루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회장, 일론 머스크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만났다.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부터 22일간 역대 최장 출장길에 올라 글로벌 기업인 20여 명을 만났는데, 마지막 일정이 머스크와의 회동이었다. 두 사람은 글로벌 기업인들의 사교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 등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별도로 시간을 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만남은 이 회장이 먼저 요청했지만, 장소는 테슬라 측에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 북미법인(DSA)’으로 ‘콕 찍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선밸리 콘퍼런스에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참석하며 머스크를 만났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머스크는 ‘4차원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당시 머스크는 ‘화성 개척’이나 완전자율주행 등을 추진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테슬라는 세계 1위 전기차로 키우고, 우주선 ‘스페이스X’를 쏘아 올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만남을 통해 두 사람은 머스크식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모색)에 공감하고, 차세대 기술 혁신과 협력에 나서는 계기를 마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슬라와 ‘완전자율주행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대만의 TSMC를 제치고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내건 삼성전자로서는 테슬라와의 협력 확대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테슬라는 자체 인공지능 기술과 수퍼 컴퓨터을 탑재한 완전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로봇인 ‘테슬라 봇’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