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이 주(主)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 등 핵심 설비) 제작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재개됐다. 2조원 규모의 보조기기 발주도 시작됐다. ‘탈원전 정책 폐기’를 핵심 국정과제로 내건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원전 생태계가 정상 궤도에 재진입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5년 넘는 사업 중단으로 2022~2023년 예정됐던 준공 시점은 10년 늦어지게 됐다.
원자력 발전 설비 업체 두산에너빌리티는 15일 오후 경남 창원공장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식’을 열고, 증기발생기 초기 제작 현장을 공개했다. 경북 울진에 조성하는 신한울 3·4호기는 주기기 사전 제작 등 사업에 7000억원 넘게 투자된 상태에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부지는 5년 동안 방치됐고, 울진 지역 경제와 원전 업계는 일감 부족과 자금난으로 황폐화됐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신한울 3·4호기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인허가 기간을 42개월 단축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원전 생태계 복원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기술개발(R&D)에 약 2조원을 투자하고, 2030년까지 4500명의 전문인력도 양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