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상장기업 5곳 중 1곳은 영업 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한계기업)’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한계기업은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었는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생산 비용 증가, 고금리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6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총 2347사)의 2022년 말 재무실적을 분석한 결과, 17.5%인 410사가 한계기업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발표했다. 한계기업 비율은 2016년 9.3%(218사)에서 6년 전보다 8.2% 포인트 증가했다. 한계기업이란 영업 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이 3년 이상 계속되는 기업으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특히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일시적 한계기업’은 30.8%에 달했다. 일시적 한계기업 비율은 2018년까지 20%대를 유지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이 극심했던 2020년 34.6%로 정점을 찍고 여전히 30%대가 이어지고 있다.
중소 상장사는 코로나 이후 정부의 금융 지원이 종료되면서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 은행권은 2020년 초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정부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는데, 납기가 연장된 대출 잔액은 약 36조원에 달한다. 작년 말 기준 기업 대출은 처음으로 700조원을 돌파하며 빚은 계속 늘고 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2020년부터 확산한 코로나, 급격한 금리 인상, 최근의 경기 악화 등이 한계기업의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