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나가보니 서로 나를 만나자고 하더라. 그건 다 기업인 여러분 덕분이다. 내가 이제 빚을 갚을 차례다. 규제를 풀어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중기인 대회’에서 500명의 기업인들을 만나 일일이 테이블을 돌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날 참석한 기업인들은 “지난 정부에선 죄인 취급을 받았는데, 이번 정부는 기업인들 기를 살려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김종태 다산주물 대표는 “대통령이 기업인들 덕에 나라가 잘되고 있다고 했을 때 눈물이 나고 용기를 얻었다”며 “어려운 경제 위기 속에 서로 협력하자는 위로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병준 유니아이텍 대표는 “중소기업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사업을 잘 하는 것이 국가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김주인 시즈글로벌 대표에게 금탑산업훈장을 포상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 총수들도 “함께 성장” 약속

이날 중기인 대회에는 10대 그룹 대표들도 함께해 상생을 약속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건배사에서 “요새 경기가 어렵다. 하지만 대통령 말씀처럼 우리 모두가 원팀이 되도록 노력하면 이 긴터널도 끝나지 않겠냐”며 원샷을 제의했다. 그러면서 “제가 ‘함께 성장하는’ 하면 ‘대한민국 해주시라’”라고 했다. 이 회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은 한 기업인은 “이재용 회장은 인기가 너무 많아 서로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 이재용 회장과 옆에 앉은 이창양 산업부 장관 모두 많이 웃었고 행복해보였다”며 “테이블에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잘해보자는 취지로 건배사가 오갔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광모 LG 회장은 이날 테이블에 함께 앉은 중소기업인들에게 “지난 방미 때 윤 대통령이 노래 부른 것을 보고 감동했다”며 “한국 기업인들이 해외에서 환대받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부산엑스포유치위원장 활동에 대해 묻자 “엑스포 유치가 쉽지만은 않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날 중기인대회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 행사 끝난 뒤 20분 더 남아 소통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58개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 때문에 행사가 예정보다 40분 늦게 끝났고, 공식 행사가 마무리된 뒤에도 윤 대통령은 헤드테이블에 20분 정도 더 남아 기업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오후 6시30분에 시작된 이날 행사에 오후 9시30분까지 머물렀다. 술은 수제 에일맥주인 경복궁 맥주로 통일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원길 바이네르 대표는 “대통령이 테이블 하나 하나 돌면서 한 얘기 한 얘기 다 들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말로만 원팀이 아니라, 정말 기업인을 위해 발로 뛰겠다고 해 감동했다”고 말했다. 최봉규 중소기업융합중앙회장은 “이날 대통령과 10대그룹 총수들이 나와서 우리와 소통하고 이야기하는 그 자체로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창웅 한국건설기계정비협회장은 “역대 대통령 중 이렇게 중소기업을 대해주는 대통령은 없었다”며 “우리 중기인들끼리도 지원과 격려를 많이 받은만큼 잘 해보자고 으쌰으쌰 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윤건수 회장도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중소기업과 벤처에 아주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