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를 받았을 때) 상사가 어떤 생각으로, 왜 그 지시를 했는지 생각해보라.”(정의선 현대차 회장)
“성공의 과정 중 90%는 실패입니다. 실패를 많이 할수록 성공 확률도 높아집니다.”(박재욱 쏘카 대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면서도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요.”(개그맨 겸 사업가 노홍철)
25일 전경련회관에서 3명의 유명 인사들이 사회 선배 또는 리더의 자격으로 MZ세대 30명과 만났다. 전경련이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을 만들어보겠다며 준비한 ‘갓생 한끼’ 행사에서다. 원래 버핏과의 점심은 경매 형태로 수백억 원을 내고 미국 ‘오마하의 현인(賢人)’ 워런 버핏으로부터 투자 인사이트를 얻는 식사지만, 전경련이 기획한 ‘갓생 한끼’는 한국의 대표 리더들이 젊은이들을 만나 지혜를 들려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함께 식사하는 젊은이들은 돈 대신 ‘재능 기부’를 약속했다.
이번이 첫 번째 행사인데 1200여 명이 신청해 30명이 선발돼, 40대1 경쟁률이었다. 이번에 초청된 리더는 정의선 회장, 박재욱 대표, 개그맨 노홍철씨다.
이날 행사는 3명의 초청 인사가 사회자 질문에 대답하는 공개 행사, 3명이 각자의 방에서 참가자 10명씩과 햄버거를 먹는 비공개 행사로 나뉘어 진행됐다. 정 회장은 공개 행사에서 “여러분 나이와 비슷한 자녀가 있어 아이들 친구들과 함께 술도 한잔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일과에 대해 묻자 “출장 갈 때 빼곤 좀 일찍 잔다. 9시 반에 자서 5시에 일어나 6시 반쯤 출근한다”며 “오전엔 주로 회사서 일하고 오후엔 현장을 가거나 사람을 만난다”고 했다. 또 살면서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를 느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엔 “2005년 기아차가 망하기 일보 직전, 할 수 있는 걸 다해봤고 은행을 찾아다니며 돈도 많이 꿔봤다”고 했다.
박 대표는 창업에 대한 조언을 하면서 “아이템에 대한 집착보다는 풀고 싶은 문제가 뭔지에 집착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노홍철씨는 연기자인 한 참석자가 “오디션할 때 어떻게 PD의 신경을 안 거스를 수 있느냐”고 묻자, “나는 오히려 최대한 말을 길게 해 편집을 힘들게 했다. 처음엔 PD도 짜증을 냈지만 결국 기억에 더 남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행사를 마치고 나온 참가자들은 모두 “인생의 분기점이 될 만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의 방에 있었다는 백지연씨는 “C레벨들(CEO·CFO 같은 경영진)의 지시를 어떻게 이행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상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고 하셨다”며 “소탈하고 친근한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다. 자동차 볼트 제조업체에 다니는 이화준(33)씨는 “볼트를 만들면서 어떻게 보람을 찾아야 하느냐고 물었는데, ‘어떤 경험이든 소중하다. 같은 경험을 해본 선배들을 많이 만나보라. 아는 볼트 업체 사장님을 소개해 주겠다’고 하셔서 말씀만으로도 고마웠다”고 말했다.
박재욱 대표 방에 있었던 김규범씨는 “고난을 어떤 멘털(정신)로 극복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간절함’과 ‘내 식구를 먹여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티셨다고 했다”고 했다. 염남규(31)씨는 “살면서 힘들 때 오늘 말씀들이 생각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하반기에도 ‘갓생 한끼’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