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엔솔)이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5조7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는다. 이를 통해 북미 지역 제조·조립을 기준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현지 생산 확대로 대응하고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권영수 LG엔솔 부회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배터리셀 합작법인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양사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은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브라이언 카운티에 연산 30GWh(기가와트시) 규모로 건설된다. 이는 전기차 약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으로, 양사는 합작법인에 5조7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지분을 50%씩 보유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인근에 현대차그룹이 짓고 있는 전기차 생산거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양사의 협업은 지난 2021년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설립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배터리 기업 SK온과도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5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기로 한 만큼 이번 LG엔솔과의 협업으로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65GWh까지 키우게 됐다. 이를 토대로 미국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엔솔 역시 현대차그룹과 이번 합작을 통해 북미 지역 생산공장이 8개로 늘게 됐다. 이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이뿐 아니라 LG엔솔은 이번 합작공장 추진으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의 협력도 늘렸다. 현재 LG엔솔은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혼다와 합작법인을 세웠고, 캐나다에서 스텔란티스와 합작 공장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