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소재 기업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과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양극재 합작회사인 ‘얼티엄캠’은 지난 29일(현지 시각) “캐나다 정부로부터 약 2900억원 투자 인센티브(지원금)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작년 7월 설립한 얼티엄캠은 약 7900억원을 투자해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연산 3만t 규모로 캐나다 최초의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는데, 캐나다 정부가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미중 배터리 공급망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캐나다가 새로운 배터리 관련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는 공장 유치를 위해 투자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또 북미 지역 제조·조립을 기준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캐나다에 공장을 지으면, 캐나다 정부의 지원금과 미국 정부의 IRA 보조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캐나다는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코발트와 흑연, 리튬 등 주요 광물을 보유한 자원 강국이고, 수력발전 기반으로 값싼 친환경 전기를 이용할 수 있다. 캐나다는 작년 블룸버그NEF(BNEF)가 발표한 2022년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평가에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독일 자동차그룹 폴크스바겐도 지난 3월 북미 지역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택했다. 폴크스바겐이 약 7조원을 투자하고, 캐나다 정부는 2032년까지 약 12조8000억원을 세액공제해 주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도 캐나다 투자를 적극 추진 중이다. SK온은 미국 포드, 국내 소재 업체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캐나다 퀘벡주에 1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완성차 회사 스텔란티스도 온타리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추진하며, 인센티브 규모를 캐나다 주정부와 협의 중이다.

업계에선 배터리 제조 부문에서 한국과 캐나다가 협력하면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배터리 제조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했지만 소재·원재료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캐나다는 자원이 풍부하지만, 배터리 산업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관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