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서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베트남 등 중국 외 시장 수출이 증가하면서 앞으로 우리 수출 시장이 다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대중국 수출부진과 수출시장 다변화 추이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 무역 구조 변화로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19.5%로 집계됐다. 2020년 25.9%를 기록한 이후 2021년(25.3%), 2022년(22.8%)를 거쳐 마침내 20%선이 깨진 것이다.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2021년 대비 4.4% 감소했으나 중국을 제외한 시장으로의 수출은 9.6% 증가했다. 올해 1분기까지 ‘중국 외 시장’으로의 수출(-6.8%) 역시 중국(-29.8%)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특정 업종에서만이 아닌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고서는 “2021년부터 지난 1분기까지 이차전지, 석유제품,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플라스틱제품 등의 분야에서 중국향 수출 의존도가 3%p 이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 1분기 기준 이차전지(4.3%)는 5.5%p , 석유제품(7.6%)은 10.3%p, 석유화학(35.5%)은 4.2%p, 철강(10.1%)은 3.1%p, 자동차부품(4.5%)은 3.2%p, 디스플레이(26.1%)는 9.9%p 의존도가 낮아졌다. 반도체(-0.5%p), 섬유(-0.9%p), 가전제품(-0.9%p) 등에서도 소폭이지만 중국 수출 의존도가 줄었다.

기업들은 중국을 떠나 미국, 호주, 인도, 베트남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미국, 베트남, 중국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올 1분기 미국 수입시장 내 한국 상품 점유율은 1990년(3.73%) 이후 최고치(3.59%)를 기록했다. 호주는 석유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나며 올해 1분기 수출증가율(8.8%)이 10대 수출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인도 수출은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플라스틱 제품 등 5개 품목에서 호조세를 보였다. 베트남향 수출은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제품 등에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의윤 무협 수석연구원은 “특히 베트남은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으나 자국 수출 자립도가 상승하고 있는 국가로 중국과 유사점이 많다”며 “기술력 향상을 위한 우리 기업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수출 시장 다변화가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