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미국의 수소·전기 트럭 기업 니콜라 지분을 완전히 청산했다. 한때 1억달러(약 1307억원)에 달하는 돈을 니콜라에 투자했었지만, 니콜라의 수소 기술이 허구라는 주장이 나오고 창업자가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미국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의 수소 트럭 사진. /니콜라 홈페이지

한화는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미국 니콜라 주식 전량을 매각한 상황”이라고 지난달 말 밝혔다. 두 회사는 2018년 각각 5000만달러를 니콜라에 투자해 지분 약 6%를 확보했다. 수소 트럭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운 니콜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2020년 6월 상장한 니콜라는 테슬라를 대체하는 수소차 관련주로 부각돼 주가가 80~9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9월 니콜라의 수소 기술이 허구라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홍보 영상에 나온 수소 트럭이 실제로는 수소 탱크를 장착하지 않았거나, 양산이 불가능한 빈 껍데기 차량을 내리막길에서 굴리면서 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이 검찰 조사 등을 통해 드러났다. 결국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지난해 10월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달 말 예정된 그의 형량 선고에서는 20~25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전망이다. 니콜라 주가도 지난 4월 11일 이후 계속해서 1달러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화는 2021년 6월부터 니콜라 지분을 계속해서 매각해 왔다. 당시에는 아직 니콜라 주가가 10달러 선으로 유지됐기 때문에 투자 금액 1억 달러는 이미 회수했다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한화는 “기존 협업 계획에서 큰 변동사항은 없고, 수소혼소발전 등 수소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다만 관련 사업 환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