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은 비싼 전력 구매 단가도 문제지만,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고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전력망을 교란시킬 수 있는 불안 요소로 자리 잡은 것 역시 골칫거리다. 송배전망은 전력 수요와 공급이 일치해야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수요와 공급 중 어느 한쪽이 많으면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그간 여름·겨울철에만 마련했던 전력수급 특별대책을 올해 처음 봄철에도 적용해 호남·경남 지역에서 설비용량 기준 최대 1.05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을 강제로 줄이는 ‘출력제어’를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태양광 출력제어는 두 차례에 그치면서 결국 출력제어 조치도 무용지물이 되고, 그 여파는 원전으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 5월 24일까지 전국 원전 출력제어는 5일간 총 20여 차례에 달했다. 특히 작년 원전 출력제어가 전력 수요가 급감하는 설·추석 연휴에만 이뤄졌던 것과 달리 올해는 설 연휴가 있던 지난 1월 외에도 봄철 3~4월에 집중됐다. 에너지업계에선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출력제어에 대한 보상 요구에 나서고, 야당이 입법 활동으로 힘을 실어주니 부담을 느껴 결국 원전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그나마 조심스럽게 시행된 출력제어에 대한 태양광 사업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호남 지역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지난 3월 열린 정부 당국의 설명회에서 “정부의 잘못을 국민에 전가하는 행위” “원전을 중단하면 되지 않느냐”라며 ‘소송 불사’까지 주장하고 있다. 2015년부터 출력제어가 이뤄진 제주 지역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은 지난달 “법적 근거가 없다”며 출력제어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