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대기업 경영진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규제 개선과 조세 지원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중소기업인들과 만나 “가업 승계 세제 개편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하루 만에 대기업 규제 개선도 약속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경제부총리가 경제단체장이 아닌 일선 기업인들과 잇따라 만나 정책 간담회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놓고 재계에선 “기획재정부가 이달 말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내달 공개하는 ‘세제 개편안’에 기업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 아니겠느냐”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앞으로 우리 경제가 빠르고 강한 경기 반등을 위해선 민간과 시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업들은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역량을 구축하고 수출 확대에 매진해달라”고 했다. 이 자리에는 기재부 관계자 6명을 포함해 삼성전자 김완표 사장, SK 윤용철 부사장, 최준영 현대차그룹 부사장, 하범종 LG 사장, 이시우 포스코 사장, 고정욱 롯데 부사장 등 10대 그룹과 전경련 회장단사 대표 17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업인들은 “최근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면서 수출 감소와 판매 부진, 재고 누적이 지속돼 경영 환경이 매우 어렵다”며 “기업 활력을 높이려면 정부의 제도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 R&D(연구개발) 세액 공제율을 현행 최대 2%에서 6%로 확대해줄 것을 비롯해 탄소중립 전환 기술과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국가전략산업 인프라 구축 지원 등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