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 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SK회장은 19일(현지 시각) 오전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일정을 시작했다. 파리에 주재 중인 BIE(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 대사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 우리 입장을 설득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이날 낮엔 회원국 대사들과 미팅을 갖고, 밤엔 유치위원회 내부 전략회의를 가졌다. 이달 초 운동 중 발목 부상을 당한 최 회장은 목발에 ‘부산 엑스포 로고’를 달고 파리 곳곳을 누비는 ‘목발 투혼’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도 같은 날 파리에 도착해, 20일 오전까지 엑스포 유치 전략을 점검하고, 프랑스 내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 유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가 ‘한국이 엑스포를 포기했다’는 식의 비방 전략을 써 황당한 상황”이라며 “우리 기업인들이 글로벌 인맥을 동원해 한 명이라도 더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이 연설한 ‘4차 PT’에선, 4대그룹 총수 등이 관중석에 앉아 열렬한 박수로 힘을 보탰다. 21일엔 12개그룹 19명의 기업인이 대대적인 측면 지원에 나선다. 윤 대통령이 179개 BIE 회원국 대사들을 초청해 여는 리셉션(환영) 행사에 참가해 게릴라식 유치전을 펴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파리 주재 대사들은 본국에 보내는 엑스포 보고서를 작성하고, 최종 투표도 하는 핵심 인사들”이라며 “19명이 각자 집중 공략할 나라들을 분담하긴 했지만, 스탠딩 형식의 행사라 현장에선 모두 여기저기 게릴라식으로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과 글로벌 기업 총수들이 한 팀이 돼 유치전에 뛰어든 모습은 다른 경쟁 후보국에선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라며 “BIE 회원국들의 반응도 좋다”고 전했다. 4대그룹 총수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은 21일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접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