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사 SK온과 미국의 완성차 업체 포드의 미국 내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가 미국 현지에서 최대 1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장기 투자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루오벌SK는 미국이 자국의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도입한 ‘첨단기술차량제조(ATVM·Advanced Technology Vehicle Manufacturing)’ 대출 프로그램으로부터 최대 92억달러(약 11조9370억원)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율은 미국 국채금리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2월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SK온

SK온과 포드는 작년 5조1000억원씩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총 3개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켄터키주에 2곳, 테네시주에 배터리 1곳을 짓고 테네시 공장에는 포드의 전기차 생산 공장도 함께 건설한다.

ATVM 프로그램은 에너지독립안보법에 따라 2007년부터 친환경 자동차 사업을 장려하기 위해 대출 지원을 해왔다. 테슬라·포드 등 미국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ATVM의 지원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고 현지 공장 증설에 투자했다.

미국 정부가 한미 합작 법인에 대규모 대출을 승인한 것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이후 강화하고 있는 미국 현지 중심의 공급망 재편 영향으로 해석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GM(제너럴모터스)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도 작년 25억달러(약3조3000억원)에 달하는 ATVM 대출을 확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