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엘다바 원전에 이어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원전 설비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본격화하는 것과 동시에 수출 일감이 추가로 공급되면서 원전 생태계 복원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단일설비 수출로는 역대 최대인 2600억원 규모 루마니아 삼중수소 제거설비 건설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의 계속운전을 위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를 포집·저장할 수 있는 안전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수원은 작년 10월 입찰에 참여했으며, 기술력 평가 끝에 이날 최종 계약에 성공했다. 사업 기간은 올해 7월부터 2027년 8월까지로 한수원이 설계부터 기자재 공급, 시공, 시운전까지 맡는다. 계약 규모 2600억원은 지난해 대(對)루마니아 수출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8월 이집트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 수주에 이은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원전 설비 수출 계약으로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 목표달성을 위한 모멘텀을 이어나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작년 12월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루마니아 에너지부와 경제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올 5월에는 한덕수 총리가 루마니아를 방문해 주요 인사를 만나며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이어간 결과”라면서 “이번 계약으로 총 24종 1000억원 규모 기자재 발주가 일어남에 따라 원전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2조5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체르나보다 원전 설비개선 사업 등 후속 대형사업 수주에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전과 한수원 등 ‘팀 코리아’는 유럽을 비롯해 원전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체코전력공사의 경쟁입찰로 진행되는 두코바니 5호기 원전 수주전에서는 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와 경쟁 중이다. 지난해 11월 최초입찰서를 제출한 데 이어 올 10월 수정입찰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5월까지 평가가 진행되며, 내년 말 계약 체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LOI를 체결한 폴란드 퐁트누프 민간 원전 사업도 타당성 조사 용역계약을 위한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면, 현지 조사에 이어 구체적인 계약이 진행된다. 이집트 엘다바 사업도 올 8월부터 1호기 터빈 건물이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튀르키예, 영국, 우즈베키스탄, 남아공 등지에서도 추가 수주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