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탈중국’에 나서면서 자금 흐름이 국내로 방향을 트는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대미 직수출이 어려워진 중국 업체들이 한국 기업과 합작 형태로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신고 기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한 170억9000만 달러(약 22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2018년 상반기(157억5000만 달러)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건수로는 0.7% 늘어난 1649건을 기록해 외국인의 대규모 투자가 많았다. 도착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6% 증가한 77억5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4% 증가한 36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EU(유럽연합)는 42억6000만 달러(145%), 중화권은 32억5000만 달러(33%)를 기록했다. 미국과 EU에서는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첨단 제조업과 수소·해상풍력 같은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업종별로 제조업에선 전기·전자(663%), 화공(464.1%), 의약(78.3%)에서, 서비스업에선 사업지원·임대(447.3%), 숙박·음식(250.6%), 금융·보험(185.5%)에서 외국인 투자가 많이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공장 또는 사업장을 신·증설하는 그린필드 투자가 126억4000만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기업 인수·합병(M&A) 투자는 44억5000만 달러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유치한 31억4000만 달러가 전체 신고액의 18%를 차지하며 상반기 사상 최대 기록 달성에 기여했다”며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 개편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 혁신 등 정부 정책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