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대한상의

“휴머니즘을 공부하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입니다. 인문학을 경시하는 것은 휴머니즘의 붕괴와 같습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연사로 나서 “인간 사회의 질서와 윤리를 배우지 않으면 미래를 알 수 없고, 길을 잃게 된다. 10년 후, 50년 후를 내다보지 않고 기술만 개발해선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카이스트가 디지털인문학과를 개설하고 인문학을 강조하는 것도 미래를 예측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며 “인문학은 미래 문명의 나침반과 같다”고 했다. 이날 강연 주제는 ‘AI 시대의 휴머니즘 2.0′이었다.

그는 “인간은 지난 600만년동안 진화했지만, AI는 60년간 진화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는 유사 자아를 가진 AI 로봇들과 함께 살아야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하지만 인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의사 결정은 인간이 해야한다”며 “주도권은 우리가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에 대해 “우리가 AI 기술을 자체 개발하면 일자리가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내가 AI 인재 100만명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그 이유”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AI는 결국 사람들이 수많은 질문을 던져서 학습시켜서 만드는 것으로 사람의 사상과 철학이 반영된다”며 “이것을 우리가 만들지 않고, 다른 나라가 만든 것을 갖다 쓰는 것은 결국 타국 사상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한국형 AI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알려주는 인문학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