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란 큰 시장을 포기한다? 그래선 우리에겐 회복력이 없습니다.”

지난 12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최태원 상의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 간담회에서 미·중 갈등 사이에 낀 한국 기업 전략에 대해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 시장을 다 잃고 갑자기 대체 시장을 찾아내긴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SK그룹은 중국 매출 비율이 30%대로 높고, SK하이닉스는 2021년 인수한 인텔의 중국 반도체 공장이 최근 미국의 대중 제재로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의 위기를 잘 버티고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최 회장은 “전 세계 단일 시장이 보호무역주의로 쪼개지고 있고, 물건만 잘 만들면 저절로 팔려 나가던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 과거엔 상대하지 않던 작은 시장도 상대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운명”이라고 했다. 중동·남미·아프리카·태평양 도서국 등 그동안 우리가 관심을 덜 가졌던 시장들도 하나하나 관계를 맺어 무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이렇게 되면 우리는 한반도라는 섬에 갇히지 않고 영토를 확장할 수 있다”며 “그동안 미국·중국에 의존해 온 경제 구조도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부와 민간이 원팀으로 대응해야 하는 새로운 게임이 시작됐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2030 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이기도 한 최 회장은 자신이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그는 “엑스포는 전 세계 시장을 파악하고 관계를 맺는 기회가 될 것이고, 다음 세대엔 그 환경이 상시화될 것”이라며 “엑스포는 부산만의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안보가 달린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