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독일 방산업체를 제치고 호주에 2조원 규모 장갑차 공급 계약을 따냈다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5년 간의 경쟁 끝에 얻은 성과다.
25일(현지 시각) 호주 언론 파이낸셜 리뷰는 한화가 독일 라인메탈을 제치고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129대의 공급 계약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이어 “호주 정부 측은 한화 측 관계자들에게 이 사실을 통보한 뒤 이르면 27일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화의 레드백은 최신 보병전투장갑차로, 적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먼저 감지하고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동방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이번 계약이 약 24억 호주달러(약 2조676억원) 규모다. 라인메탈의 입찰가가 더 낮았지만, 성능 면에서 한화의 레드백 장갑차가 라인메탈의 ‘링스’ 장갑차보다 더 나아 호주 정부가 선택했다고 전했다. 호주 언론은 “라인메탈의 링스도 여러 요구사항을 충족했지만, 테스트 결과 육군은 한화의 장갑차를 더 선호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독일 라인메탈과 5년 간의 경쟁 끝에 얻어낸 결과다. 호주는 2019년 9월 ‘랜드(LAND) 400 3단계 사업’을 발표하며 장갑차 보급 계획을 세웠고, 한화의 레드백은 라인메탈의 링스와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라인메탈은 이미 브리즈번에서 또 다른 장갑차 ‘복서’를 생산하고 있어 이번 사업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호주는 최근 독일 정부와 브리즈번에서 생산되는 복서 100대를 독일로 역수출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최종 결과 발표도 계속 미뤄졌다. 이 사업은 당초 지난해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정이 계속 밀려 해를 넘겨 이달 말쯤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다.
파이낸셜 리뷰는 “호주가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이번 계약은 한국과의 국방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화 관계자는 호주 언론의 보도 내용에 대해 “아직 호주 정부로부터 장갑차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우리도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