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뉴스1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두 달 이상 연속 흑자를 기록하기는 2021년 11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내다 지난 6월 흑자로 돌아섰다. 그에 앞서 2021년 12월~2022년 1월에도 적자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6.5% 감소한 503억3000만달러(약 64조3000억원), 수입은 25.4% 감소한 487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는 16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7월 수출은 반도체 업황 부진,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석유화학 단가 하락, 지난해 7월 수출 호조에 따른 역기저효과 등으로 16.5% 감소했지만,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에너지 수입이 급감하면서 흑자를 이어갔다. 6월에도 수출은 6% 감소했지만, 수입이 11.7% 줄어들며 무역수지는 11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하반기 들어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던 자동차 수출이 7월에도 전년 대비 15% 늘어나며 역대 7월 중 최대를 기록한 데다 일반기계(3%), 가전(3%) 등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무역 흑자를 이끌었다.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이 단가하락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유가 하락에 더해 에너지절약 확산, 효율 개선이 효과를 보며 에너지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흑자에 기여했다. 지난달 물량 기준 석유제품 수출은 18.7% 줄었지만, 원유와 LPG(액화천연가스) 수입은 각각 20.2%, 19.2% 감소했다.

다만 수출액이 6월보다 부진하면서 수출 증가세 반전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월 수출이 600억달러를 넘나들며 증가세를 이어가던 수출은 하반기 들어 500억대 초반으로 줄어들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작년 10월 감소세로 돌아선 뒤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 회복이 더디면서 수출이 좀처럼 힘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반도체는 전년 대비 33.6%(38억달러) 줄어든 74억4000만달러에 그치며 전체 수출 감소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수출이 바닥을 찍은 만큼 향후 개선세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수출 증가세 반전은 빠르면 4분기, 늦으면 내년 1분기로 예상된다”며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에너지 가격은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