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공개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올 2분기(4~6월)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호(好)실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한 데다, 클라우드 등 비(非)통신 분야 사업의 성장세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올 2분기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9% 증가한 1조2714억원에 달한다. 이는 직전 올 1분기 때보다도 2.4% 늘어나는 것으로, 이 전망대로라면 통신 3사는 2022년 1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으로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겨, 실적 호조가 안착되는 모양새다.

그래픽=양진경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통신 3사는 이를 그냥 즐길 수 없는 분위기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아예 정부가 통신 3사 과점 구도를 깨겠다면서 새로운 경쟁자인 제4 이동통신(제4 이통) 사업자 물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알뜰폰의 추격세도 만만치 않다. 최근 소비자 단체가 공개한 서비스 체감 만족률 조사에선 알뜰폰이 통신 3사를 평균 점수에서 앞서기도 했다.

◇6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돌파 유력

통신 3사는 7일 KT를 시작으로 8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SK텔레콤 4791억원, KT 5204억원, LG유플러스 2719억원으로, 각 사별로 전년 동기 대비 4~13% 증가했다. 일단 증권가에선 기존 통신 사업과 신사업 부문에서 두루 약진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05만명이던 국내 5G 가입자는 지난 4월 30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5월 3043만명, 6월 3076만명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반년 사이 271만명이 증가한 셈이다.

특히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비통신 분야와 B2B(기업 간 거래) 부문에서의 선전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약진에 힘입어 SK텔레콤은 통신 인프라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2027년까지 국내 3대 클라우드 관리형 서비스 제공사(MSP)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고, KT는 자회사인 KT클라우드가 최근 6000억원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4조6000억원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IDC 수요 증가에 연내 평촌 2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 새롭게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종이 없었던 만큼 통신 3사가 상대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게 된 측면도 이번 호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웃지 못하는 통신 3사

그럼에도 통신 3사는 웃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통신 3사 모두 올해 들어 5G 중간요금제를 추가 보완하고 일반 이용자보다 저렴한 청년 및 어르신 전용 요금제도 잇따라 선보였지만, 정부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과기정통부는 현재 4만원대부터 시작하는 5G 요금제를 3만원대로 낮출 수 있도록 통신 3사에 최저 구간 요금 조정을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통신 3사에 연 2회 가입자들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최적의 요금제를 안내토록 하는 고지 서비스 도입도 요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달 정부는 통신 3사 과점을 깨겠다면서 제4 이통 추진 계획과 함께, 각종 지원책도 발표한 상태다. 통신 3사 입장에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새로운 경쟁자를 이동통신 시장에서 맞닥뜨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거센 알뜰폰의 추격도 문제다. 가입자가 1441만명(6월 기준)에 달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알뜰폰이 서비스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에게 나름 인정을 받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6월 발표한 ‘이동전화 서비스 만족률’ 조사에서 1위는 통신 3사가 아니라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77%)이었다. 통신 3사 만족률(3사 평균·55%)은 알뜰폰 평균(64%)보다도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