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대북 정보 수집과 정찰임무를 수행할 중고도정찰용무인항공기(MUAV)를 내년부터 생산한다고 24일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8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MUAV 양산 추진을 위한 양산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총 사업비 9800억원을 들여 최고 성능의 무인기를 2028년까지 개발·양산하는 사업인데, 대한항공이 이를 생산하게 된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MUAV 개발을 완료해 ‘KUS-FS’로 명명했고, 방사청의 양산계획안이 의결됨에 따라 내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2022년 2월 부산에서 열린 '드론쇼 코리아'에서 선보인 중고도무인기 KUS-FS. /김동환 기자

KUS-FS는 고성능 감지기가 탑재돼 항공기가 비행하는 고도 이상의 높이에서 핵심 대상을 실시간으로 감시·정찰하는 전략급 무기 체계로, 대한항공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4개국만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하나는 ‘리퍼(reaper·수확자)’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미군 무인기 MQ-9인데, KUS-FS는 이보다 더 강력한 1200마력 엔진을 장착했다. 고도 6~13㎞ 상공을 날며 100㎞ 밖 지점의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무인기를 중심으로 방산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유인기 위주라면 대한항공은 무인기 개발 역량이 뛰어나다”며 “최근 스텔스 무인기 관련 각종 기술 연구 사업도 대부분 대한항공이 수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2021년 9월에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광대역 저피탐(스텔스) 무인기 기술연구 사업을 수주했고, 지난해 8월에는 국방과학연구소의 저피탐 무인편대기 개발 과제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도 선정됐다.

지난해 6월에는 대전에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 개발센터를 개소했다. 무인기 개발에 특화된 전담 조직을 구성해 그간 축적한 무인기 분야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미래 스텔스 무인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MUAV 외에도 기존 배터리 드론의 짧은 비행 시간을 보완하기 위해 2시간 이상 체공 가능한 하이브리드 드론, 최대 4대를 동시에 띄워 항공기 동체 외관 검사가 가능한 인스펙션 드론 등을 독자 개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