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임 5년을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 AI(인공지능), 바이오 분야 기술을 선도하는 연구기관과 기업을 찾았다. LG그룹의 미래먹거리이자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한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하는 경영 행보다.

구광모(왼쪽) LG 그룹 회장이 지난 22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 자나두(Xanadu) 연구소에서 크리스티안 위드브룩 자나두 CEO에게 양자컴퓨팅 관련 실험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구 회장은 LG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을 점검하기 위해 나흘 일정으로 미국, 캐나다 주요 연구기관과 기업을 찾았다./LG

㈜LG는 구 회장이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보스턴 법인과 아베오, 토론토의 LG전자 AI랩 등을 방문해 바이오와 AI 분야의 미래 사업을 점검했다고 24일 밝혔다.

구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마곡 LG AI연구원, 오송 LG화학 생명과학 공장, 마곡 LG화학 R&D 연구소,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미래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 관계자는 “이번 보스턴과 토론토 방문은 구 회장이 수년간 이어온 미래준비 행보를 글로벌로 확장해나간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이 가장 먼저 찾은 미국 보스턴은 전 세계 바이오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약 2000개가 밀집한 ‘바이오 클러스터’다. LG그룹에서 바이오 사업을 맡은 LG화학 생명과학본부도 2019년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보스턴 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1월 LG화학이 인수한 미국의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도 기존 사무실을 보스턴 법인과 통합하고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CEO 등과 신약사업 방향을 점검하고 아베오 육성 전략 등을 논의했다.

구 회장은 직원들과 만나 그룹의 배터리 사업 성과를 설명하며 바이오 사업을 격려했다고 한다. 구 회장은 “그룹의 성장사를 돌이켜보면, LG는 늘 10년, 20년을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해 왔다”며 “지금 LG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 사업도 30년이 넘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뒷받침되고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끊임없는 실행을 이어간 도전의 역사”라고 했다. 이어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22일에는 AI 연구 특화도시인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 2018년 그룹 최초의 글로벌 AI 연구 거점으로 설립한 AI랩을 찾았다. 구 회장은 “AI는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이를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사업 구도에 커다란 파급력을 미칠 미래 게임체인저”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계열사별로 AI 분야를 연구해온 LG는 2020년 그룹 차원의 LG AI 연구원을 설립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LG의 글로벌 주요 거점 외에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항암 전문 임상 연구기관인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 세계 4대 AI 석학 중 한 명인 제프리 힌튼 교수가 공동 설립한 토론토의 ‘벡터 연구소’ 등도 찾아 LG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최신 기술 동향도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