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왼쪽에서 셋째) LG그룹 회장이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보스턴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해 치료제 생산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구 회장은 LG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 점검을 위해 나흘 일정으로 미국·캐나다의 주요 연구 기관과 기업을 찾았다.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AI(인공지능), 바이오 분야 기술 선도 연구기관·기업을 방문했다. 지난 6월 취임 5년을 맞은 구 회장이 그룹 미래 먹거리이자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해외 현지 사업장을 직접 찾은 것이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수년간 이어온 미래 준비를 글로벌로 확장해 나간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했다.

구 회장은 전 세계 바이오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약 2000개가 밀집한 ‘바이오 클러스터’ 미국 보스턴을 가장 먼저 찾았다. 그룹에서 바이오 사업을 맡은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2019년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보스턴에 법인을 설립했다. 구 회장은 지난 1월 LG화학이 인수한 미국의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의 마이클 베일리 CEO 등을 만나 사업 방향과 육성 전략을 논의했다.

22일에는 AI 연구 특화 도시인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 2018년 그룹 최초의 글로벌 AI 연구 거점으로 설립한 ‘AI랩’을 찾았다. 구 회장은 “AI는 앞으로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이를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사업 구도에 커다란 파급력을 미칠 미래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계열사별로 AI 분야를 연구해온 LG는 2020년 그룹 차원의 LG AI 연구원을 설립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현지 직원들과 만나 “지금 LG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도 30년 넘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뒷받침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이어간 도전의 역사였다”며 그룹의 배터리 사업 성과를 설명하며 ABC사업을 격려했다고 한다. 그는 “그룹의 성장사를 돌이켜보면 늘 10년, 20년을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해 왔다”며 “지금 LG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한 배터리·전장·OLED는 20~30년 전부터 준비하고 투자해 지금의 결실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LG의 AI(인공지능),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가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구 회장은 LG의 글로벌 주요 거점 외에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항암 전문 임상 연구기관인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 세계 4대 AI 석학 중 한 명인 제프리 힌튼 교수가 공동 설립한 토론토의 ‘벡터 연구소’ 등도 찾아 LG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최신 기술 동향도 살폈다.